지난번 스테판 글로바츠 강연회때 유심히 보니 글로봐츠도 팔자하강기를 쓰더군요.
팔자하강기는 그 심플하면서도 미학적인 생김새로 인해 다양한 변용이 가능하기에
앞으로도 생명력이 길거라고 예측합니다.
반면, 요즘 자주 권장되는 튜브확보기는 아무래도 기능이 좋은만큼 미적인 감각이 떨어지고 정이 별로 깊게
들지는 않네요~~~
아래는 팔자하강기의 다양한 기능 중 후등자 확보를 볼 때 이야기입니다.
후등자 확보를 보다가 사정이 생겨 후등자를 고정(픽스)시키는 단순한^^ 방법입니다.
예전에는 널리 알려진 사실인 듯 한데 요즘은 모르는 분들에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하도 장비가 많아지다 보니 하나의 장비를 애정을 갖고 꼼꼼히 어루만지기 쉽지 않아서일까요~~
피치등반중 확보 볼트에 한팀, 여러명이 매달리는 게 일상적입니다.
한명은 선등자 확보보고, 또 한명은 후등자 확보보면서 노가리 까는 맛 죽이죠~~
후등자를 빌레이 보는 사진입니다.(혼자서 오른손으로 셀카를 찍다보니 약간 어슬픈 연출을 이해하시길~~)
어쩌다가 등반중인 후등자를 고정시킬 상황이 있습니다.
1. 어쩌다가 옆에있는 선등빌레이어와 연결되어 있는 자일이 얼기설기 얽혀서 자일이 잘 유통되지 않아 절대 오른손을 놓아서는 안되는 선등빌레이어 대신 자일을 잘 사려야 할 때.
2. 후등자가 깊숙히 들어가서 말을 잘 안듣는 프렌드를 회수할 때
3 확보 테라스가 너무 좁아서 후등자를 조금 아래에서 대기시킬 때..
4. 아주 예외적인 경우....선등자가 추락등 부상이 생겨서 긴급을 요할 때
(* 사실 이런 예외적인 시츄에이션이 생길 때 어떻게 대처할까를 가르쳐 주는게 등산학교죠.
슬랩등반법이 어떻니, 재밍이 어떻니. 확보가 어떻니 이런건 누구나 가르쳐 줄 수 있는 게 아닌가요.)
그럴 때, 이렇게 두손으로 두자일을 꽉 잡거나(힘을 주어도 팔뚝에 근육이 없구나....)
이렇게 자일을 옆으로 제끼기도 합니다. (혼자 연출이다 보니 자일이 느슨하네ㅜㅜ)
그러나 이런저런 일로 자일이 조금씩조금씩 쑥쑥 빠지기도 합니다.
밑에 있는 후등자는 이럴 때 깜짝깜짝 놀라죠. "어어어어..."
교재를 보면 이렇게 제동손에 있는 자일을 이리저리 돌려서
카라비너로 묶어 놓는법을 알려줍니다.
등반도중 만약의 경우 구조를 위해 꼭 알아야 할 방법이죠.
이 매듭방법은 특히나 튜브확보기로 빌레이를 볼 때는 확보의 abc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의 팔자 하강기는 흐뭇하게도 비책을 갖고 있습니다.
사진처럼 자일을 잡고
마치 양파 벗기듯이 팔자하강기 아래쪽으로 훓어서 내리면
이렇게 됩니다.
고정되죠. 이렇게 되면 두손다 편히 다른일을 할 수 있습니다.
별 특이한 매듭도 아니고 까베스통 매듭도 아니고요. 거스히치(girth gitch)라고 하죠.
이 매듭법은 슬링을 나무에 두를 때 우리가 흔히 쓰는 방법이죠.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되는..
아무튼, 후등자를 고정시켰다가 일이 다 정리된 다음에 확보를 볼려면 위의 역순으로 하면 됩니다.
자일을 꺼집어 올려서
(물론 이때는 후등자가 10센티정도 올라와서 자일이 좀 느슨해야겠죠.
다시말해 오버행에서는 이 방식을 써면 안됩니다.당연히)
확보 정위치에 장착^^시키면 됩니다.
다시 후등자 빌레이 준비 끝입니다.
알면 나쁠게 없는 심플한 방법이고, 튜브확보기로서는 불가능하죠.
(다만 최근의 장비들 그러니까 페츨사의 리버소나 블랙다이아몬드 atc - guide처럼 카라비너하나 더 끼워서 후등자 간접확보를 볼 때는 예외네요
(그러나 이렇게 빌레이보는 것은 사실 상당히 힘듭니다.)
이 방법은 똑같이 선등자 확보를 볼 때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처럼 빌레이를 보다가 자일을 위로 올리면 되죠.
(역시 고정을 풀때는 선등자가 자일을 느슨히 해주어야 하니까 오버행에서는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덧붙여 팔자하강기에 관한 잡설 한가지...
왜 팔자하강기가 다양한 모양을 갖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선등자를 확보 보는 것은 자기자신이 하강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이 사진은 선등자 확보보는 사진일까요? 아니면 하강하는 사진일까요.
똑같은 모양입니다. 여기서는 하강사진이라 치고.,....
하강하다가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하강도중 넓직한 테라스를 만났다가 다시 직벽이나 오버행 하강할 때라고 하면 될까요.
테라스에서 방심하다가, 자일이 느슨해지면서 위로 걷혀 올라가는.....
즉 이렇게 선등자 확보보다가 고정시키는 것고 똑같은 일이 벌어지죠.
오버행이라면 정말 오도가도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프루직매듭이나 등강기가 있어야죠.~~)
다시말해 위에서 말한 팔자하강기의 장점은 하강할 때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지만....(이런 예외적인 상황을 줄여가는 게 발전이죠.)
쉽게 보면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한때는 주목할 정도로 일어났을 일입니다.
자일이 12~13mm로 굴직한데다 뻣뻣하기까지 하였을 때 이야기죠.
게다가 팔자하강기는 동그랑 땡처럼 생겼고요...
바로 이게 전형적인 크래시컬한 팔자하강기입니다.
자칫 방심하면 쉽게 쑤욱 벗겨졌겠죠.
그래서..그당시 클라이머들은...."절대로 방심하지 마라"고 말로만 떠들지 않고
(요즘도 이런말이 횡행하죠."하강할 때 절대로 오른손을 놓지 마라...."
대안을 제시 했습니다.
이렇게 양쪽으로 촉수( ear)를 내어 달거나
이렇게 타원형으로 만들었죠. 타원형으로 만들면 아무래도 자일이 동그란 원보다 덜 걷혀올라가니까요.
(블랙다이아몬드사)
아니면 이렇게 사선으로 만들기도 합니다.(페츨사)
이렇게 사선(직선)으로 만들면 또다른 이점이 있습니다.
하강할 때 자일이 꼬이는 정도를 줄여줍니다. (곡선의 팔자하강기 단점이 자일이 꼬이는 거죠.)
우리의 트랑고사의 기존 팔자하강기입니다. 전통적인 모양이죠.
최근 새로 출시한 트랑고의 팔자하강기입니다.
큰원 부분이 페츨사의 그것을 그대로 본땄습니다. 트랑고의 개발업자(^^)가 의도한 것 중에
위와 같은 기능에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 아쉬운 것은 트랑고사가 코베아사 홈페이지에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는 요즘에
쇼핑몰도 *판이라서 이 팔자하강기조차 실려있지 않더라고요. 벌써 몇달째...ㅜㅜ
""""""""""""""""""""
스테판 글로바츠.
어프로치할 때도 셀파를 쓰지 않고, 짐들을 무동력(자전거, 소 등등)으로만 갖고가는 그의 등반 스타일에 비견될 한국의 전위적인(?) 클라이머가 있을까요?
'그룹명 > 암벽, 클라이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빙벽등반] 매듭법... (0) | 2009.10.14 |
---|---|
월출산 사자봉 야간 릿지 (0) | 2009.08.31 |
자일(Seil) (0) | 2009.07.10 |
무등산 새인봉 (0) | 2009.06.02 |
월출산 시루봉 - 산악구조대 09.5.10 (0) | 2009.05.14 |